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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의 칵테일] 11. 커피X보드카, 어른할 맛 나네! 블랙 러시안



일찌기 어린이였을 때, 어른이 되기는 그리도 거부하면서도 그들을 부러워 하던 것들이 꽤 있다. ...뭐? 여자? 당신 뭐야. 아하하하. 그렇다고 옆에서 남자! 라고 장단 안 맞춰 줘도 돼.

술, 담배, 커피. 이 세가지 기호품은 부러운 어른의 대표적인 상징. 하나 더 꼽으라면 자동차 정도?

자. 멋진 그림 하나를 생각해보자. 브래드피트 닮은 멋진 총각이 바에 들어와 위스키 언더락을 한잔 주문하고, 담배를 꼬나물었다. 중학 시절엔 꽤나 선망했을 그림 아닌가. 하지만 여기에 커피가 들어설 자린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수잔 서랜든 닮은 멋진 여성이 카페에서 아침 식사 후 모닝 커피를 마시다 이내 담배를 문다. 짤랑이는 라이터 뚜껑 소리... 하지만 여기에 맥주잔 한잔을 더 올려놓기엔 무리가 있지. 똑같이 음료군에 속하기에 이 둘을 한번에 즐기기엔 무리가 있다.

그런데, 이 어른스러운 풍미의 두가지 음료를 한 잔에 담을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렇다. 믹스의 미학을 보여주는 칵테일이 정답이요, 이 중에서도 블랙러시안이 있었다. 도수 높기로 유명한 보드카와 커피 리큐르 깔루아의 이단 콤보 말이다.

블랙러시안엔 KGB에 항거하는 러시아인의 정신이 담겨있다고도, 또 공산주의자를 비웃는 한잔의 의미가 담겨있다고도 한다. 글쎄요, 하지만 확실한건 러시아의 상징술인 보드카에 커피술인 깔루아를 섞어 검은 색을 만들었다는 단순한 면에 있어서도 이 네이밍센스는 무난한 초이스란거.

그러고 보니 깔루아가 들어간 유명 칵테일엔 깔루아 밀크가 있었지. 뜻밖에도 모처럼 찾아온 이 손님에게 바텐더는 서비스 한 잔을 내놓았다. 바 BM의 오리지널 특제 'BM VER. 깔루아밀크'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번 글에서 소개한다.

     


심봤다. 이런 황홀한 서비스를 받을 줄이야. 덕분에 두 '커피술'을 나란히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사실 겉으로 그냥봐선 그 동질성을 모를 수 있는데, '커피...'하고 한마디 흘리면 곧바로 '아아'할 수 밖에. 한 잔은 원두커피같고, 한잔은 카페모카 같지 않은가.

...오늘 꺼낼 리뷰평은 다 꺼냈다. 진짜로 이 두잔의 맛은 그와 같은 차이를 보인다. 커피원액을 알콜도수로 바꿔 생각한다면 말이지. 깔루아밀크는 마침 바로 지난번 연재에서 다룬 바 있다. 그리고 이 BM 수석 바텐더의 오리지널 깔루아밀크 평은 다음번 글에서 다루도록 하고, 일단 여기선 블랙러시안의 리뷰평이다.

난생 처음 맛보는 블랙러시안은 매우 독하다. 칵테일에 쓰인 보드카를 맛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보드카는 소주와 비슷한 느낌이다. 술에 약한 나로선 입안이 얼얼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강하다. 색도 무색투명... 그러고보니 실제로도 두 술 모두 화학주란 특성이 있구나.

내가 느낀 보드카의 강점은 뒤끝없다는 것. 소주보다 도수는 높으면서 깔끔하긴 비할 수 없다. 칵테일 리큐르로 사랑받을 법 하다니까. 그 보드카의 본래 맛과 강함이 그대로 살아 있다. 그럴 수 밖에. 블랙러시안은 깔루아와 보드카, 그리고 얼음. 딱 이것만으로 이뤄진 언더락 한 잔이니까.

그 보드카를 깔루아의 달콤한 향이 채색했다. 심플해서 리뷰하기 딱 좋다. 커피의 풍미가 보드카 한잔에 녹아들어간 멋진 음료. 검붉은 그 색도 아름다워서 감상하기 괜찮다. 다만 언더락잔에 절반만 담겨 나오는 것이 '질보단 양이다' 주의자에겐 첫 인상에서 감점요인일 수도 있겠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마셔보니 그 감점은 충분히 상쇄됐다. 잔을 비울 때 쯤이면 '입에 착착 붙는다'는 감흥이 전해져 온다.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는것은, 향 좋은 커피 한잔의 심취를 동시에 맛볼수 있어서다. 커피와 술 양쪽을 한 손에 잡고 싶다면 블랙러시안의 언더락 한잔을 집어보도록.

단, 조심하라. 한 잔만 마셔도 술이 약한 사람에겐 취하기 충분하니까. 팬들은 몇잔씩도 마신다는데 그건 주당들의 저쪽 세상 이야기고. 

     


블랙러시안 (깔루아 + 보드카)

신촌 바 BM

언더락 스타일

가격 6000원

촌평 진한 술에 진한 커피를 담으면 이렇게 된다 커피를 맛보던 술을 맛보던 그건 당신의 선택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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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권근택의 오아시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Posted by 권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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