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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보다 앞서가는 것?



3일, 창원 ceco 세미나홀.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의 출판기념회 자리 中 -



'강달프'로 소개받고 올라와 축사를 진행하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동영상엔 없지만 그는 첫 인사부터 폭소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옆에선 "대박인데?"하는 실소가 연신 이어졌다.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그를 패러디한 캐릭터가 매번 꺼내는 대사가 아니던가. 사실 그건 옆에 있던 권영길 의원의 유행어였는데... 여차저차 해서 이젠 그가 공식석상에서 꺼내드는 형국이 됐다.

그는 대표직 사퇴후 초야에 묻혀 농군으로 살아가는 문성현 전 대표에 돌아오라고 끊임없이 보냈던 러브콜에 대해서도 익살스럽게 밝혔다.

"내가 찾아가서 '당신이 있어야 된다, 왜 나서질 않고 논밭을 일구느냐, 꼭 오셔야 된다'고 졸랐는데, 글쎄 사모님이 왜 맘 잡은 사람 그냥 내비두지 않고 이리도 괴롭히느냐고 뭐라카는 거예요. 그래갖고 내가... 더 할 말이 엄써."

사람들은 또 한번 웃고야 말았다. 잊을만 하면 또 터져나오는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여러분"은 연신 폭소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자신을 모델로 한 개그 캐릭터를 자기걸로 가져다 쓸 줄 아는 강기갑 대표였다.

옆에선 이런 소리도 들렸다.

"아예 즐기는데 이거?"

강기갑 대표는 이미 며칠 전에도 그 패러디 개그코너를 스스로 다시 패러디해 화제에 올랐었다. 진정 즐기고 있는 모양이다.

개그콘서트의 남보원이 첫 선을 보였을 때,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질문사항을 내포하고 있었다.

"왜 대통령이 아니고 야당대표예요? 그것도 군소정당의?"

갑자기 대통령 이야기가 왜 나오는 것인가 하니... 집권 2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도 대통령의 패러디 캐릭터가 아직 등장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뜬금없이 터져나온 야당 캐릭터라 그렇다.

이십년 하고도 몇년 전이라면 이상할 게 없다. 대통령을 코미디 대상으로 삼는다는 미국의 예는 진정 먼 나라의 이야기였던 시절이 멀다면 먼 옛날, 5공 때 아니던가.

그러나 김영삼 전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통령을 소재로 한 패러디 개그가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김대중 전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때부턴 아주 보편화 됐다. 성대모사나 제스처를 흉내낸다고 해서 안기부를 떠올릴 시대는 호랑이 담배피는 시대처럼 여겨졌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참여정부 시대는 아시다시피 배칠수 씨의 '맞습니다 맞고요'가 대박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패러디는 2008년을 기점으로 그 계보가 2년연속 딱 끊겨 있다. 떠올려 보라. 이명박 대통령을 패러디한 개그물이 존재한 적 있었는지. 인터넷 속 (주로 네거티브한) 네티즌들의 패러디물 말고, 공중파 방송 개그 프로그램에서 그의 분신이 초대받은 적이 있었느냔 말이다. 바꿔말하면 대통령과 정부를 대하는 현시대의 위축된 모습을 반증하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그콘서트가 선보인 군소야당 대표의 분신 캐릭터는 현 정부 들어 간만에 보여지는 의미있는 캐릭터다. 게다가 강기갑 대표 본인은 이를 거북해 하지 않고 스스로 동질화해 보이며 즐기는 모양새. 개그 프로를 통해 정치인이 대중에 가까이 다가가는 간만의 사례다. 다른건 만사 다 제쳐두고, 이거 하나만큼은 이명박 대통령보다 '앞서간다' 내지 '낫다'고 평할 수 있다.

만일 작금의 사태가 남은 임기 3년내내 이어진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정부는 풍자코미디 역사에 있어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될지 모른다. 십수년만에 다시 돌아온 대통령 패러디 캐릭터 부재의 시대, 대통령은 없고 야당 대표의 패러디 캐릭터가 그 자리를 대신한 독특한 시대로 말이다. 아직 정치에 대해선 잘 몰라도 개그프로에 있어서는 한참 유년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어린아이들이 좀 더 컸을 때, 그들 세대에 있어선 대통령보다 야당 대표가 더 강하게 뇌리에 남을지 모르겠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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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권근택의 오아시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Posted by 권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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