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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명암과 굴곡의 10대뉴스 - 4. 스포츠로 행복했네

WBC 준우승, 박지성 챔스 결승 선발, 김연아 활약, U20, U17 나란히 8강

 

4. 스포츠 있어 행복했던 한국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국민감독 김인식과 영웅들로 유쾌했던 한 달 -

    
 

  출처 포토로 스포츠코리아  
 


3월은 야구로 행복했었다. 2009 리그는 아직 한달이나 남았건만, 3년만에 다시 치뤄진 두번째 '야구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한국 야구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한국의 첫 출발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아시아 예선 중 숙명의 한일전 첫 경기는 믿었던 김광현 카드가 콜드게임으로 셧아웃, 충격이었다. 이 때, 봉중근 의사가 탄생한다. 예선은 통과했지만 아시아 순위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일본. 그리고 여기서 봉중근은 완봉, 1대0의 설욕전을 펼쳤다. 

인터넷에선 난리가 났다. 한편에선 일본 네티즌 반응을 긁어와 저마다 들여보느라 바쁘다.(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5046)

한켠에선 월드베이스볼 유행어와 패러디물이 인기를 얻는다. 의사 봉중근은 곧장 LG프런트가 기념 티셔츠를 한정 판매하면서 화제와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명성현욱도 등장한다. 중계 투수로 대활약한 삼성의 정현욱은 본래 '노예'라는 별명이 있었다. 말인즉슨 선동열 감독이 너무 혹사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활약을 펼침에 따라 '노예신', '명성현욱'의 새 별명을 얻었다. "내가 조선의 국노다"는 네티즌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폭소탄을 던졌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5050)

MBC는 엄청난 수완을 발휘했다. 허구연 캐스터로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제대로 바람몰이를 했던 MBC다. 이번엔 대놓고 중계예고에다 'That's Yo'를 박아넣어 웃음폭탄을 선사한다. 한국팀의 맹활약에 힘입어 국민 캐스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허구연 해설자였다.

지난해 올림픽에선 승선하지 못했던 김태균, 이범호. 작년 이승엽, 이대호의 뒤를 이어 새로운 국민적 살인타선으로 떠오른다. 두 사람은 각각 대회 중 3개의 홈런아치를 쏘아올리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역시나, 별명이 없을 수 없다.

이범호야 예전부터 '꽃범호'였고, 이는 마침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인기몰이를 함에 따라 다시 한번 부각됐다. 문제는(?) 김태균이었다. 어찌된 것이 붙였다 하면 전부 별명이 되는 바람에 아예 '김별명'이 됐다. 뛰었다 하면 김질주, 쳤다 하면 김홈런, 잡았다 하면 김수비, 점수 내면 김타점, 세레머니엔 김만세, 해결사 노릇하면 김해결... 무한 증식이 되면서 네티즌들을 즐겁게 했다.

그러나 역시 국민 영웅 하면 김인식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김인식 감독은 3년 전 4강 위업에 이어 이번에도 준우승의 신화를 쓴다. 처음부터 건강이 문제였던 그, 아홉번의 경기 중 무려 다섯번을 일본과 붙는 기형적 제도에서 마음고생마저 겹쳤을 그였다. 결승에선 아깝게 일본에 다시 우승컵을 내주어야 했다. 그러나 이미 팬들은 충분히 만족한 뒤였다.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위대한 준우승이었다. 또 위대한 감독이었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5094)

아쉽게도 김인식 감독과 김태균, 이범호, 그리고 류현진... 한국 야구의 금자탑을 세운 한화의 주역들은 정작 시즌을 맞아 극심한 후유증을 겪듯 팀의 꼴찌 마감을 지켜봐야만 했다. 내년 한화는 우리가 알던 한화와 많이 다르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일본으로 진출, 송진우와 정민철은 은퇴했고 김인식 감독은 감독직서 물러났다. 한화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픈 것은, 행복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대한 보상을 원해서일까.

 

박지성 챔스 결승 -

박지성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위대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 정작 결승전에선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진하게 남겼었다. '퍼거슨 나쁜놈'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언이 됐다.

올해 들어선 헌신적 활동영역에도 불구, 골결정력 문제로 마음앓이를 해야 했다. 그러나 리그 후반, 챔스리그 결승 토너먼트에 들어 킬러 감각은 살아났고, 급기야 아스날과의 챔스리그 준결승에선 멋진 골을 작렬시켜 팬들을 열광시켰다. 다시 찾아온 운명의 결승전. 영국 팬들은 맨체스터의 V2를 염원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 팬들은 그에 앞서 결승전에 박지성이 출전하느냐 못하느냐가 최대의 관건이었다. 퍼거슨은 두번 배신하지 않았다. 이번엔 박지성을 선발로 내보내 오른쪽 날개로 활약케 했다.

아쉽게도 맨체스터는 바르셀로나에게 컵을 내주었다.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 그러나 박지성은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주전으로 밟는 영광을 얻었다. 목에 걸었던 은메달은 작년의 금메달 못지 않게 빛났다.

한국 팬들은 "자랑스럽다"며 환호했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5459)

 

어린 축구영웅들, 한달간격으로 8강의 마법 선사 -

2007년, 그리고 2009년. 월드컵도 올림픽도 없는 주기. 대신 작은 월드컵이 두번에 걸쳐 이어진다. 바로 U-20, U-17 청소년 월드컵이다. 2년전엔 선전에도 불구 예선리그에서 분루를 삼킨 20세이하팀과 안방대회의 징크스를 깨지못한 17세이하팀으로 팬들에겐 아쉬움만 진하게 남았다.

올해 9월, 홍명보호가 남아공에서 열린 20세 청소년 축구 월드컵으로 닻을 올렸다. 첫 경기에선 암초에 걸리고 말았다. 카메룬에게 2대0으로 패한 것. 그러나 우승후보라는 독일과의 두번째 경기에선 놀라운 정신력으로 동점골을 기록, 1대 1의 값진 무승부와 승점을 기록하더니 10월 3일, 국민들에게 추석선물 한번 거하게 쐈다. 미국을 상대로 3대0의 대승을 기록하며 1승1무1패,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한국팀이었다.(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7187) 네티즌들은 축배를 든다. 한켠에선 앞서 경기의 실망감에 험한 말을 했던 것을 두고 사과하는 풍경이 보여지기도 했다.

서비스게임이란 생각으로 임하겠다던 홍명보 감독, 16강 파라과이전에서 또 한번 3대0의 대승을 선물한다. 서비스 중에서도 대박 서비스였다. 초반에 암흑세대라 폄하하던 팬들은 황금세대로 그 간판을 바꿔 달아주었다.(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7222)

한달 후. 이번엔 나이지리아. 17세 이하 청소년대회는 형님들의 한달 전 활약으로 당초 예상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다만 케이블 축구채널 말고는 생중계가 되지 않아 채널이 들어오지 않는 집의 축구팬들은 원성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첫 단추는 형님들과 달리 매우 순조롭게 여몄다. 예선라운드 1경기인 우루과이전에서 3대1의 호쾌한 승리를 거둔 것. 20세 축구팀이 유럽식의 팀웍을 선보였다면 17세 축구팀은 마치 남미팀을 보듯 화려한 개인기를 내보였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이런 개인기를 보여 준단 말인가' 하며 혀를 내두르는 네티즌들의 감탄사. 비록 두번째 경기에선 우승 후보 이탈리아에게 1대2 역전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선 약체 알제리를 만나 다시 2대0의 승리를 거두며 종합전적 2승1패, 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16강에선 멕시코를 만나 극적인 동점골을 후반 43분에 작렬시켰고, 이 때부턴 한국의 페이스였다.

디시인사이드 축구갤러리의 유저들은 생중계 보랴, 글 쓰랴 바빴다. "꼬맹이들 공 예쁘게 차네"라며 독설가로 유명한 그들답지 않게 찬사일색의 글을 펼쳐보였다. 실제로 이 경기는 날카롭고 정밀한 슈팅능력과 멋진 개인기량, 선수간 호흡이 척척 맞는 2대1 패스워크, 승부 근성이 조합되어 보는 이들을 감동케 하는 명승부였다.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5명 전원이 슛을 성공시키며 키퍼 김진영이 막아낸 한 점을 끝까지 지켜 장시간 승부를 종결짓는다. 멋진 8강 매직이었다. 2009년, 한국 축구는 어린 선수들이 쏘아올린 신호탄으로 마냥 행복했었다.

 

김연아, 여신으로의 날갯짓 -

이제 김연아는 더이상 요정이라 불리지 않는다. 이미 여신이다.

11월 15일은 뜻깊은 날이었다.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그녀는 기술점수 44점, 예술점수 32.28점 합계 76.28점으로 1위를 차지한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7679)

      
 
    

 


신기록 행진. 2위와는 17점 이상의 격차였다. 사실상 그녀의 적수는 자신 뿐.

이미 그녀는 올해 2월 4대륙 선수건대회서 세계신기록 및 1위에 입상했다. 자신의 종전 세계기록 71.95점을 0.29점 끌어올린 72.24점. 3월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도 우승한다. 함계 207.71점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하나는 세계신기록, 두번째는 최초의 200점 돌파 점수라는 진기록이다. 그리고 이것이 11월 다시 깨어진 것이다. 승승장구.

그리고, 화룡점정이라 했던가. 이러한 그녀의 거침없는 무적 행진은 그랑프리 7개대회 우승으로 이어졌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187.98점, 우승으로 진정한 여신으로 거듭났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이제 불과 두어달 앞.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의 우승 신화가 쓰여지는 것인가. 그저, 그녀의 무운을 빌 뿐.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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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근택


U-17 축구마저 대박, 너희들 땜에 또 불면증 연장이다


골대 두번 맞추고도 3골 넣는 거 보며 느꼈다. '느그들땜시 또 불면증 도지겠구나.'

17세 한국 청소년축구팀의 예선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을 보셨는가. 틀자마자 선제골 터뜨리기에 놀랐다. 평소 때 우리나라 레퍼토리는 이게 아닌데. 항상 한 골 먼저 먹고 끌려다니다가 후반에 어떻게... 이거였잖아. 얼라? 두골 더 폭파시켜버리네. 그나마 한골 먹은 것도 페널티킥. 강호 우루과이 대파. 대박일세. 첫 경기서 1승 따내고 시작하는 대회를 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이번 경기, 나아가 대회 결과가 중요한 것은 지난 대회, 그리고 앞서 치뤄진 20세 대회와의 연동성 때문이다. 한달 터울로 치뤄지는 금년 두 대회, 그리고 2년전의 두 대회를 함께 언급할 필요가 있다.

한달전 이집트에서 펼쳐진 U-20 대회, 홍명보 감독의 데뷔 무대였지만 그 당시 팀은 '골짜기 세대'라는 불편한 시각을 받고 있었다. 디시인사이드 국내축구갤러리에서 어느 갤러리가 물었었다. "왜 그들더러 골짜기 세대라 불렀었느냐"(이 땐 대회 후라 과거형이었다)고. 이에 답글을 단 갤러리의 답은 간단했다.

"2년전 17세 대회를 봐라"

전 대회였던 한국에서의 17세 대회에서 한국은 2연패를 당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1승을 얻었으나 결국 와일드카드를 얻지 못했다. 홈 대회였고, 오랜시간동안의 합숙훈련, 윤빛가람에 대한 조명 등으로 많은 관심사에 올랐기에 실망은 더 컸다. 그리고 2년 후.
시간상으론 그 때의 세대가 다시 나설 팀이 바로 20세 팀이라는 거였다. 

카메룬과의 첫 경기에서 2대0으로 패하자 거봐란 듯 혹평이 쏟아졌다. 이는 20세 대회의 바로 전 대회에서 결과가 좋았던 것과 비교되면서 더욱 불거진 아쉬움. 2년 전 20세 대표는 황금세대고, 이번 대표는 암흑세대라는 질타였다. 그러나 이것은 이후 만회하고도 남을 선전 속에 8강진출까지 이어지면서 또 한번의 '황금세대'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치뤄지는 17세 대회. 이 대회에서마저 한국팀이 잭팟을 터뜨려준다면 한국축구의 청사진은 본격적으로 제시될 것이 틀림없다. 이어지는 황금세대의 계보를 이들이 이어간다는 막중한 책임이 어쩌다보니 주어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난 얼마전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7331) 그래. 무려 강백호가 됐다.

후우아아... 저 달이 햇님이 아니로구나. 지금 이 글을 쓰는 밤 10시는 한밤중일까 초저녁일까. 당신한테 진중하게 묻고 싶은데.

이것을 한달째 연장시키며 완전히 만성시킨 것은 다름아닌 20세 월드컵임을 확인시킨 바 있다. 한국이 예선 탈락했다면 아마 그 이후엔 굳이 다른 나라간의 경기까지 챙겨보진 않았을 터. 그래도 그 땐 "잠 안 자도 좋으니 결승까지 올라가라"고 기원했다.

이집트하고 나이지리아의 시간차는 거의 없나 보다. 그 대회와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열리고 있는 이번 나이지리아 대회. 이... 쉴 틈도 없이 압박해 오는 이 위험한 시나리오는 뭐란 말이오.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와 붙은 한국. 설령 깨졌다고 해도 20세 대회의 전례를 비춰볼 때 계속해 지켜봤겠지만, 보시다시피 남미 강호를 보란듯 깨버렸다. 스코어 3대1. 이건 기대를 걸만 하다는 정도를 넘어섰다. 금요일 자정에 최대 고비인 이탈리와의 경기가 있고 그다음 알제리와의 경기는 내주 월요일 새벽 3시. 만일 유럽최강 이탈리아까지 넘어서면 또 다시 한달가량 밤잠을 설치겠지.

때문에 이탈리아전은 선전을 해도 고민이다. 지독히도 오래가는 불면증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는 순간이란 말이다. 이름하야 불면이라는 지옥행 특급열차의 한달 연장 티켓을 끊는 순간. 만일 이겨버리면 화면 자막에 뜰 '조1위 확정'이란 자막이 순간 '니 라이프스타일 한달간 이대로 확정'으로 바뀔 것만 같다. 한창 바쁠 시기에 들어 뭐하는 짓이야.

흑. 흑. 슬프다.

이게 다 공 잘 차는 너희들 축구새싹들 때문이다. 그래도 응원한다. 이왕지사 이래된거 제대로 잠 못자게 불태워봐라. 이 빌어먹을 복덩이들 같으니라구.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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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파이팅... 홍명보' 네티즌 낚시대소동



다음아고라에서 요새 MB 칭찬이 마르질 않는다. 그간 반MB 성향이 강했던 다음 아고라를 생각한다면 놀라운 일이다. "MB 처음엔 아니었는데 요즘엔 잘하고 있는것 같네요" 라던가 "MB 만세" 등이 제목에 오르는 일이 다반사.

"홍명보 감독 말입니다" - 휴머니스트73 님





네티즌 사이에서 낚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 네티즌부터 전문가(!)까지 참가. 꽤 대규모다. 이게 다 이집트에서 펼처지고 있는 청소년 월드컵에서 선전, 18년만에 8강 기록을 새로 쓴 한국대표팀의 홍명보 감독 때문이다.

지난해 촛불정국 당시 풍자 카피로 이름을 알린 카피라이터 정철 씨(http://blog.naver.com/cwjccwjc)도 한 몫 거들고 나섰다. (인터뷰 http://kwon.newsboy.kr/548)



이처럼 반전을 이용한 낚시 놀이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지만 낚인 사람들도 그다지 불쾌한 표정들은 아니다. 댓글을 단 사람들은 저마다 "깜짝이야"를 연발하거나 "뭔 소린가 싶어 들어왔다"는 반응을 보내며 맞장구쳐주는 상황. "놀랬다"며 'ㅋㅋㅋ'를 연발하는 가운데 "그러고보니 같은 MB구나"라며 이제사 알아차렸다는 사람도 있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청소년축구팀과 홍명보 감독에 대한 찬사와 더불어 현정부에 대한 비판의 이중적 시각이 맞물린 해프닝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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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근택


'암흑세대? 황금세대다!' 네티즌 뒤집어버린 U-20 축구팀


가끔 가다 보면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실현상보다 온라인 상에서 이를 두고 들고나는 관념의 현상이 더 재밌을 때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축구팬들의 국제경기 실시간 감상록이다.

5년전,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이 말리와 피튀기는 일전을 벌인 적이 있다. 말리에 3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가 만회골에 상대팀 자살골까지 엮어 극적인 동점을 일궈내 8강 진출했던 경기다. 그리고 이 때, 경기만큼이나 재밌는 일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죽었다(?)고 하지만, 당시엔 정말 대단했던 게시판이 있으니, 루리웹의 위닝일레븐 잡담 게시판이다.(http://ruliweb.nate.com/ruliboard/list.htm?main=winning&table=gr_winning_free3) 한줄 정도만 쫙쫙 나가 문자메시지를 연상케 하는 글이 대세요, 그 직설적, 특유의 소통화법은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와도 흡사하다. 육두문자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거 보며 가끔씩 감탄하곤 했다.

이 게시판이 왜 대단했느냐. 그냥 여기만 들여다봐도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았기 때문이다. 정치사회부터 연예 스포츠까지. 눈 깜박하면 게시판이 넘어갈 정도로 등록글이 많았는데, 포털에서 속보기사 하나 뜨면 곧장 여기선 실시간대로 토론장이 열리곤 했다.

꼭 여론의 광장이라서 대단했던 건 아니다. 한국팀의 축구경기가 있으면 새벽에도 시간 가리지 않고 댓글성 단발게시물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당시 상황을 묘사해 볼까? 한국이 전반때 연속으로 골을 먹으며 어렵게 갈 때 여기선 원성이 자자했다. 특히나 당시 톱 스트라이커였던 조재진 선수.

헌데, 갑자기 그가 잠에서 깨어난 맹수라도 된 듯, 불과 2분안에 거의 똑같은 상황을 잇따라 연출하며 헤딩골을 2번 작렬시켰다. 타겟맨 역할을 교과서처럼 시전해 보인 것이다.

얼마나 웃겼는지 아는가. 그에게 수십분간 집중포화를 쏟아대던 사람들, '조재진 골!'을 연호하더니 갑작스레 사과와 반성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재진아 그간 내가 잘못했어"

"재진아! 한 골 더! 콜?"

여기저기서 "님들 왜 이렇게 웃겨요 ㅋㅋ"같은 반응이 폭발했다. 게다가 10여분뒤 조커로 투입된 최성국의 프리킥이 말리 수비수 머리에 맞고 행운의 자살골까지 터져나옴에 따라 한국은 극적으로 8강행을 확정했다. 김호곤 감독을 비롯해 팀에 '김호로곤', '삽질' 등 맹폭을 퍼붓던 모습도 가셨다.

그리고 5년 뒤, 이와 비슷한 상황이 지금 연출되고 있다.

    


  
  ▲ 스포탈코리아 '골짜기 세대' (http://sports.media.daum.net/nms/soccer/news/general/view.do?cate=23758&newsid=1576991&cp=sportalkr&allComment=T&ucc=1&cPageIndex=2)기사에 오른 말들  
 


사실 카메룬과의 첫 경기에서 패배했을 땐 분위기가 대단히 좋지 않았다. 디시인사이드 국내축구갤러리에선 독일과의 일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에도 "암흑세대"라고, "우리가 잘한게 아니고 상대가 못한 거"라고 폄하성 글이 오르곤 했다. 물론 시드 최강자와의 값진 무승부는 동시간대 타 뉴스 게시판에선 "잘 싸웠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했지만.

미국전에서 3대0 대승, 와일드카드를 기약 할 수 없던 한국이 자력으로 2위 진출을 거머쥐었을 땐 그야말로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젠 16강에서 파라과이까지 잡으며 8강에 올랐다. 한 네티즌은 "그간 홍명보 까던 님들 어디갔냐"고 외쳤고 그 한 경기로 네티즌들의 시선은 싹 바뀌었다. "그간 홍명보호 까던 놈들 다 나와라"는 엄포까지 터졌다.

    


  
  ▲ 다음 스포츠 토론게시판. 이제 홍명보 감독이나 이들 선수단에 돌을 던지는 이는 없다.  
 


암흑세대, 골짜기세대로 불리우던 한국 20세이하 대표팀. 허나 이젠 18년만에 8강에 오른 황금기의 세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연합뉴스는 '황금세대'란 수식어로 타이틀을 장식해 기사를 내놨다.(http://sports.media.daum.net/nms/soccer/news/general/view.do?cate=23758&newsid=1576753&cp=yonhap)

그야말로 눈부신 변신이다. 물론, 기분 좋은 변신임에 틀림 없다. 첫경기에 비난의 칼부터 들이댔던 섣부른 네티즌들을 멋쩍게 만들며. 어떻게 이렇게 싹 바뀌냐 싶을만치 네티즌 댓글 성향은 180도 뒤집혔다.

자아, 이젠 모두가 다같이 좀 진득하게 응원할 수 있으려나? 하여간, 그래서 인터넷세상은 참 재밌어.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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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근택


신데렐라의 마법 보여준 U-20 한국축구팀, "내가 잘못했어" 

 

경기 내내 신데렐라의 마법을 보는 것 같았다. 재와 먼지를 뒤집어 쓴 소녀가 화려한 드레스로 눈부시게 변신, 왕자님의 마음을 빼앗아 버리는 그 환상의 연출 말이다.


3일 새벽, 청소년축구대표팀이 멋진 추석 선물을 안겨줬다. 3대0. 성인, 유스를 떠나 한국 축구가 간만에 보여준 대승의 스코어다.


이집트 U-20 월드컵에 출전 중인 홍명보호는 3일 새벽 이집트 수에르 무바라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미국과의 일전에서 3대0 대승을 낚았다. 반드시 이겨야 16강에 오르는 예선 마지막 3차전에서 결과는 물론 내용면에서도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미국은 카드 남발에 페널티킥 허용까지 자멸하는 모습이었다.


16강진출을 일궈낸 이번 대회는 오래도록 극적인 대회로 남게 됐다. 오래 묵은 회한의 징크스를 먼지 털 듯 부숴버린 것이 큰 결실이다. 첫 경기 카메룬전에서 2대0으로 패배, 항상 첫단추를 잘못 꿰 끌려가는 징크스가 재발되고 말았던 한국, 그러나 시드 최강인 독일과의 두번째 경기에선 확 달라진 투지로 밀어붙여 가치있는 1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때까지도 불안감은 여전했다. 첫패를 딛고 다시 가능성을 보여준 뒤 결국엔 뒷심부족으로 분루를 삼키곤 했던 한국. 이렇듯 첫단추 징크스 - 가능성 - 아쉬움으로 이어지는 것이 매번 벌어지던 레퍼토리였기에.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미국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조 최하위서 2위로까지 올라선 것. 독일을 제외하곤 한국 카메룬 미국이 서로 물고 물리는 대혼란 속에서 결국 승자가 될 수 있었다. 더구나 카메룬과 미국에 각각 3대0 대패를 안기며 우승후보다운 모습을 보인 독일에 유일하게 무승부를 기록했던 점 또한 고무적이다. 우리와의 첫경기에서 승리했던 카메룬이 결국 최하위로 낙마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번엔 우리에게 바라마지 않던 '마지막에 웃는 승자' 배역이 돌아온 것이다.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매경기마다 전력이 강해진 모습이란데 있다. 첫 경기에서 아쉬웠던 투지가 거듭 강해지면서 새벽잠을 설친 팬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이쯤하니 난 그들에 사과해야 겠다. 카메룬전에서 뼈아픈 1패를 당한 뒤엔, 독일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음에도 불구, 그들을 완전히 믿지 못하고 최종전을 불안한 맘으로 지켜봤던 거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함부로 그들을 저평가하거나 험담하진 않았다. 불운의 레퍼토리를 깰 때라며 맘속으로 꾸준히 응원한 것을 변명으로 꺼내도 괜찮으려나. (지난 글 참조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7150)


그래도 사과는 해야지. 확실히 믿어주지 못한것에 대해.


"내가 잘못했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명보 횽(감독보단 역시 이 별명이 더 입에 붙는다)은 매경기 서비스 게임을 선사하는 맘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난 그가 염려스러웠다. 이걸 두고 '슬슬 하겠단거냐' 등의 악플이 달리지 않을까 걱정한 것. 다행히 해설자로 나선 박성화 전 감독은 이에 대해 "조별리그 통과의 무거운 짐을 벗고 한결 가벼운 맘으로 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산뜻한 해답을 내놨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홍 감독을 배려한 멋진 해설이었다. 그 말대로, 이젠 정말 화려하게 변신한 청소년 대표팀이 부담없이 본래의 능력을 보여주길 기대할 따름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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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단추삐걱, 경우의 수...' 청소년축구 반복 레퍼토리, 새 결말 쓸 때


속편이 계속 나오는 시리즈 소설을 읽을 때, 독자는 전편과는 다른 무언가를 원한다. 행여나 전편이 지루하고 답답한 전개에 이어 암울한 엔딩을 맞았었다면, 이번만큼은 반드시 시원한 전개와 해피엔딩을 원하는 법이다. 

내겐 '드디어 이젠 바뀔 때가 되지 않을까' 하며 신편이 나올 때마다 희망하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한국 청소년축구의 세계무대다. 2년마다 찾아오는 것이 꼭 해리포터 같다. (?)  
그러나 밤 새며 관람한 전개- 위기 단락은... 이번에도 무한반복되던 레퍼토리의 답습이었다. 

한국 축구의 4강 신화는 2002년 월드컵에 앞서, 83년 청소년축구가 먼저였다. 박종환의 개떼... 엄훠나 실수. 토탈 축구는 숨겨진 공격수 1인의 출몰(그 선수 체력은 위닝 스탯으로 99였나보다), 투지와 박력 넘치는 게임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전해진다. (난 기억이 없으니 확정형으로 쓰면 거짓이잖어)

26년 전 청소년축구팀은 그 강인한 인상으로 '레드 퓨리어스'(붉은 악령)란 별명을 얻었는데, 이것이 레드 데블스, 붉은 악마의 전설로 전해졌다. 사람마다 회자하는 한국 축구의 제 1 전성기는 다를 것이다. 앞서 킹스컵 우승을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며,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붉은 악마의 출발점인 그 때가 역시나 가장 적합하다는게 내 소견이다.

사실 따져보면 그 때의 레퍼토리도 순탄치는 않았다. 첫 경기인 스코틀랜드전을 지면서 시작했으니까. 그래도 그 때는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며 꽤 멋진 해피엔딩을 쓰지 않았던가.

그러나, 내 기억 속엔 그 해피엔딩의 재연이 단 한번도... 아, 혹시? 잠깐만. 뒤적뒤적. 있었구나, 역시. 있었구나. 2003년도, 최성국, 정조국 콤비가 활약할 때 16강 진출한 거. 결국 일본에 연장서 역전패 당하긴 했지만. 
좀 더 찾아보자. 91년... 8강? 호오, 그 때로군. 남북단일팀이 나서 감동적인 경기를 펼쳤던 그 때.

허나 그 말고는 공통된 레퍼토리, 그리고 암울한 엔딩의 연속이었다. 99년도는 연패하며 갈길 바쁜 상황서 침대축구하는 상대팀 땜에 나도 선수도 열불이 났다. 97년도... 브라질에 10대3 패배가 아직도 새록하다. 강팀 사이에 걸려 어떻게든 잡았어야 할 첫 경기를 비기고 점차 나락에 빠졌던 순간.
박주영, 백지훈이 나섰던 2005년도는 어떤가. 역시나 브라질, 나이지리아 사이에 끼여 첫경기인 스위스전을 필승카드로 삼았지만 역전패. 두번째 경기에선 나이지리아를 후반의 후반, 동점과 역전으로 침몰시키며 대이변을 연출했으나 결국 브라질의 벽을 못 넘었었다. 

이들 대회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결국 첫 경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는 수순을 매번 밟았다는 거다. 첫 단추만 제대로 꿰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한 것은, 다음 경기서부터 확 달라져 강팀다운 면모를 발휘하던 한국팀의 모습 때문. 처음부터 그랬으면 얼마나 좋아라는 부질없는 한탄 때문이었다. 결국 비교적 해 볼 만 하다는 팀과의 첫 경기를 놓치거나, 패배함에 따라 한국은 매번 '경우의 수'라는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그리고? 악전고투 끝에 희생양이 되곤 했다. 

탈락했지만 2007년은 그래도 결과여부를 떠나 만족스러웠다. 미국과 비기고 브라질에겐 대추격전을 선사했다. 막판 폴란드전에서 아쉽게 승리를 놓치며 무승으로 끝났지만 뛰어난 경기력으로 빚어낸 2무1패의 성적은 팬들에게 찬사를 받기 부족함 없었다. 다만, 이 때 역시 첫 경기의 뒷심이 아쉬웠던건 사실이다. 

2009년 청소년월드컵에 앞서 난, 이제 이처럼 진부하고 살 떨리는 레퍼토리는 사양하고 싶었다. 첫 단추를 잘 꿰매고, 후회없이 싸워 자력으로 예선통과를 결정짓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엔 첫 경기, 두번째 경기까지 어쩜 이렇게도 지난 레퍼토리를 확실히 답습한다냐 그래. 2대0으로 카메룬에 첫경기 패배, 불리해진 채로 시드 최강이라는 독일을 맞은 두번째 경기는 선전 끝에 1대1 값진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패배 후 너무나 확 달라져버린 투지와 경기내용이 도리어 언제나처럼 "아유 정말 진작 좀 그렇게 하지!" 하는 아쉬움으로 돌아온다. 첫 경기를 오늘처럼 다리에 경련을 일으킬 지경까지 불태웠다면 어땠을까. 결국 이번에도 첫 경기가 한에 사무치는 대회가 됐다. 이것도 징크스라니깐.

게다가, 다른 팀들 조차 이같은 불멸의 레퍼토리 재건에 힘을 보탠다. 카메룬이 미국에 제압당함에 따라 물고물리는 접전 양상이 벌어지면서 이제 한국은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듯 '첫단추 삐걱 - 경우의수 돌입'으로 이어지는 발단 전개 위기까지 과정이 그대로 재연되는 모습이다. 디시인사이드 축구갤러리에서 한 갤러리 왈, "한국은 경우의 수와 사귀나요"하고 묻던데 실은 부정하기가 쉽덜 않아.

자아. 결국 이렇게 암울한 전조는 이번에도 드리워졌다. 그러나 결말은 아직 남겨져 있다.이왕지사 레퍼토리의 발전과정은 진행됐으니, 대신 결말을 극적으로 새로이 써주길 기대한다. 모든 장애를 이겨내고 멋지게 역전해보이는  한방을 말이다. 지난날처럼 첫경기의 중요성을 곱씹으며 경우의수 놀이 하다 짐을 싸고 마는 일은 그만 보고 싶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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